[지식뉴스] "님, 그럼 중국•러시아 밑으로 들어갈래?" 독일이 젤 먼저 발 뺐다, 트럼프 질주에 숨겨진 진짜 뉴스 읽는 법 (f.이현식 SBS D콘텐츠제작위원) / 교양이를부탁해
2026-01-25
“깡패”라는 욕을 들어도… 트럼프가 던진 한 문장: “그럼 다른 누구 밑으로 들어갈래?”
“우리를 깡패처럼 부른다? 그래. 그런데 우리 말고 어디 밑으로 들어갈 건데? 러시아? 중국?”
이 한 문장은 트럼프 외교를 가장 노골적으로 요약한다. ‘가치’보다 ‘힘’, ‘절차’보다 ‘선택지의 공포’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방식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 스타일이 겉으로는 롤러코스터처럼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완전히 무질서하게 폭주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그린란드 논란과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조롱, 그리고 시장의 반응을 묶어 보면 트럼프 외교의 작동법이 더 선명해진다.

1) 트럼프는 ‘즉흥’처럼 보이지만, 반복되는 목표가 있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카드는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 올해 1월에도 그린란드 관련 발언과 압박, 그리고 ‘틀(framework)’ 언급이 이어졌다. 다보스(WEF)에서 NATO 수장과의 “미래 협의 틀”을 말한 보도도 나왔다.
여기서 포인트는 “진짜로 군대를 보내겠냐”가 아니라, ‘군사·경제·외교 카드가 다 테이블 위에 있다’는 식의 표현을 극대화해 상대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공포가 충분히 커지면, 어느 순간 “프레임워크”나 “기존 협정 범위 내” 같은 표현으로 한 발 물러나며 출구를 만든다.
그래서 “TACO(항상 발을 뺀다)”라는 조롱이 나오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도 같이 나온다. 진짜로 끝까지 밀어붙였다면 충돌과 비용이 너무 커졌을 거라는 이유에서다.

2) 그린란드: ‘영토 욕심’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거점 / 통제”의 언어
최근 보도 중 눈에 띄는 건 “그린란드 전체”를 당장 병합한다기보다, 미국 기지가 있는 ‘특정 구역’의 주권/통제에 대한 발언이 나왔다는 점이다. (이게 실제로 어떤 형식이 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논쟁의 축이 ‘전체 매입’에서 ‘기지 구역 통제’로 옮겨가는 느낌이 있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측은 “주권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대목이 트럼프식 압박의 전형이다. 최대치를 던져서 상대의 심장을 쥐고, 협상 테이블에서는 “현실적 범위”로 내려오는 방식.

3) 유럽이 ‘미국을 상대로’ 군사·금융으로 단합하기 어려운 이유
인터뷰에서 나온 핵심 논리는 이거였다.
유럽은 하나가 아니다(국가별 이해관계가 다르다).
당장 우크라이나 전쟁 부담, 재정·복지·이민 문제 등으로 여력이 부족하다.
미국과 정면충돌은 말처럼 쉽지 않다.
최근 실제 뉴스 흐름도 “유럽 내부의 균열”을 보여준다. 그린란드 이슈가 오히려 유럽 극우 진영(트럼프와 노선이 맞는 듯 보였던 세력)과의 관계까지 긴장시키는 양상도 보도됐다.

4) “셀 아메리카?” 공포는 왜 나왔고, 왜 바로 대지진이 되진 않았나
며칠 전 덴마크의 한 연기금이 미국 국채 약 1억 달러 규모를 정리하겠다고 발표해 ‘상징적인’ 뉴스가 됐다. 다만 해당 연기금은 재정/신용 리스크를 이유로 들었고, 정치적 이유는 부인했지만, 그린란드 관련 지정학적 긴장이 결정을 쉽게 했다고도 설명했다.
여기서 중요한 현실 한 줄:
미국 국채 시장은 거대해서, 1억 달러는 뉴스가 되기엔 좋지만 시장을 뒤집기엔 작다.
그래도 이런 사건이 의미 있는 이유는, 시장이 “불안의 에너지”를 누적시키는 신호로 읽기 때문이다. (작은 사건이 단독으로 지진을 만들진 않지만, 에너지가 쌓이면 작은 트리거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5) 트럼프가 말하는 “정의”는 결국 ‘힘’의 언어로 귀결된다
이 인터뷰의 백미는 트럼프 세계관을 이렇게 압축한 부분이다.
국제관계는 절차와 명분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세계를 움직이는 건 힘(군사·경제·금융·기술)이다.
동맹에게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식의 거래 감각을 적용한다.
그래서 “깡패처럼 보인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동시에 많은 나라가 속으로는 계산한다.
“미국이 싫다고 해서 당장 러시아/중국으로 갈 수 있나?”
트럼프는 그 ‘대안 부재’를 상대의 약점으로 잡고 흔드는 쪽에 가깝다.

6) 그런데 이 게임의 한계는 ‘능력 격차’에서 튀어나온다: 쇄빙선(아이스브레이커) 갭
북극·그린란드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이유는 안보와 자원, 그리고 항로 때문이다. 그런데 북극은 말로만 못 먹는다. 얼음을 깨고 다닐 수 있는 물리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
미국이 북극에서 겪는 대표적인 약점으로 “아이스브레이커 갭”이 자주 언급된다. 러시아는 쇄빙선 전력이 큰 반면, 미국은 제한된 운용 전력과 노후화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도 미국의 현재 운용 전력이 제한적임을 정리한다.)
그래서 트럼프가 한국 조선업을 언급하고, 협력 그림이 거론되는 흐름은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능력(산업) 보강의 문제로도 읽힌다. 힘을 말하는 사람일수록, 결국 마지막엔 ‘실물 인프라’로 돌아온다.
롤러코스터는 흔들리지만, 레일이 무너질 때만 참사가 난다
트럼프는 흔들고, 겁주고, 때때로 물러선다. 그래서 롤러코스터 비유가 붙는다.
하지만 시장이 진짜 두려워하는 건 “트윗 한 줄”이 아니라, 레일 자체가 부러지는 순간이다.
그 레일은 국채, 동맹 구조, 군사력, 산업능력, 그리고 ‘대안의 부재’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지금 그린란드·유럽·국채·북극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힘의 세계에서, 우리는 누구와 어떤 구조로 묶여 살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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