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기념품샵 Dreamers Living Co. 후기, 감각적인 인테리어 편집샵을 찾았다
하노이에서 흔한 기념품 말고 오래 두고 쓸 만한 감각적인 소품을 찾는다면 Dreamers Living Co.는 일부러 시간을 내볼 만한 공간이다. 올드쿼터에서 그랩으로 10~15분 정도 이동해야 하고 골목 안쪽에 있어 처음엔 조금 당황스럽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목기, 도자기, 라탄백, 가구까지 차분히 둘러볼 수 있다. 특히 밧짱 도자기와 개성 있는 목기류는 가격과 분위기 모두 매력적이라 하노이 쇼핑 코스에 넣어도 아깝지 않다.
하노이에서 기념품을 고르다 보면 비슷한 마그넷, 커피, 말린 과일 앞에서 자꾸 발걸음이 멈춘다.
조금 더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것, 공간에 올려두면 여행의 장면이 다시 떠오르는 것.
그런 물건을 찾다가 손품 끝에 발견한 곳이 바로 Dreamers Living Co.였다.
공간 사업을 준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행지에서도 눈이 가는 물건이 달라졌다. 단순히 예쁜 기념품보다, 밋밋한 화이트 공간에 이국적인 힌트를 줄 수 있는 작은 한 점이 더 궁금해졌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줄 선물도 고르면 좋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마음속 우선순위는 조금 달랐다. “이건 우리 공간에 두면 분위기가 살아나겠다” 싶은 물건을 찾고 싶었다.
그런데 베트남 여행 기념품은 생각보다 비슷한 경우가 많다. 먹거리 중심이거나, 여러 가게에서 같은 상품을 조금씩 다르게 판매하는 느낌도 있다. 고퀄리티의 셀렉티드 굿즈를 찾는 사람에게 하노이 쇼핑은 생각보다 손품이 많이 드는 편이다.
일주일쯤 인터넷을 뒤지다가, 하노이에 실제로 머물렀던 사람이 남긴 글에서 Dreamers Living Co.를 발견했다. 사진만 봐도 흔한 관광 기념품샵과는 결이 달랐다.
하노이에서 만난 공간 중 미감이 가장 오래 남았던 곳. Dreamers Living Co.는 단순한 쇼핑 장소라기보다, 하노이 로컬 감각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작은 쇼룸에 가까웠다.
골목 끝에 숨어 있던 하노이의 조용한 편집샵
Dreamers Living Co.는 하노이 올드쿼터 중심부에 있는 가게는 아니다. 그래서 더 궁금했고, 막상 도착했을 때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번화한 거리의 간판을 기대했다면 첫인상은 꽤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위치 덕분에 공간은 훨씬 여유롭다. 관광지 특유의 복잡한 분위기 없이, 물건 하나하나를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다. 하노이에서 흔하지 않은 기념품, 감각적인 인테리어 소품을 찾는다면 이 한적함이 오히려 큰 매력으로 느껴진다.
올드쿼터에서 그랩을 타고 10~15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한다. 다만 초행길이라면 입구를 찾는 순간 살짝 멈칫할 수 있다. “정말 여기에 가게가 있다고?” 싶은 분위기가 먼저 나온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곳에 덩그러니 서 있는 느낌이라 처음엔 가게가 사라진 줄 알았다. 그런데 묘하게 그런 입지가 더 기억에 남는다. 쉽게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는 재야의 고수 같은 분위기다.
외진 위치 덕분인지 내부는 답답하지 않고 널찍하다. 물건이 빽빽하게 쌓인 관광 기념품샵과 달리, 여백이 있어 더 차분하게 보인다.
무엇보다 북적임이 없다. 손에 들었다가 내려놓고, 다시 돌아와 비교하고, 마음에 걸리는 물건을 오래 바라볼 수 있다. 쇼핑이 아니라 작은 전시를 보는 기분에 가깝다.
이곳을 떠올리면 먼저 생각나는 건 조금 낮은 조도, 오래된 물건들 사이의 먼지 냄새, 그리고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다. 화려하게 꾸민 쇼룸은 아닌데 이상하게 분위기가 있다.
번잡한 오토바이 소음에서 잠시 벗어난 느낌도 좋았다. 하노이 안에 있으면서도 하노이의 속도에서 한 발짝 떨어진 듯한 공간이다.
나무가 잘 자라는 나라에서 목기를 지나칠 수는 없다
목기 코너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느려졌다. 나무가 잘 자라는 나라에서 만나는 목기는 질감부터 다르게 느껴진다. 반듯하게 찍어낸 물건보다 손맛이 남아 있는 형태가 많아 더 오래 보게 된다.
Dreamers Living Co.의 목기류는 크고 비싼 오브제보다, 실생활에 살짝 얹기 좋은 작은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숟가락, 받침, 후크처럼 작은 아이템일수록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힘이 있다.
목기 코너는 한쪽 테이블에 정리되어 있었다. 많다고 정신없는 구성이 아니라, 하나씩 들어보고 싶은 정도로 적당히 펼쳐져 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더 살 걸 싶다. 위에 보이는 숟가락 받침을 하나 구매했는데 가격은 15k, 대략 750원 정도였다. 디자인이 특이해서 더 비쌀 줄 알았는데 계산하면서도 한 번 더 놀랐다.
작고 가벼워서 여행 가방에 부담이 없고, 선물용으로도 꽤 좋은 하노이 기념품이었다.
벽 후크는 돌아와서 더 생각난 아이템이다. 후크마다 형태가 달라서 벽에 하나만 걸어도 분위기가 생길 것 같았다. 가격도 300k 동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행지에서는 “짐이 늘면 안 되지” 하고 내려놓았는데, 집에 돌아오면 꼭 그런 물건이 오래 아른거린다.
숟가락도 꽤 오래 고민했던 아이템이다. 얼마 전 망원 편집샵에서 비슷한 결의 제품을 봤는데, 여기 가격이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이런 물건은 쓰임도 있지만, 컵이나 접시 옆에 그냥 꽂아두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를 만든다. 여행 기념품이 일상으로 들어오는 가장 좋은 방식이다.
숟가락이 들어 있는 머그까지 감각적으로 보이는 곳. Dreamers Living Co.는 물건 자체도 예쁘지만, 배치 방식이 그 물건을 한 번 더 좋아 보이게 만든다.
밧짱 도자기 감성을 가까이서 만나는 시간
이 편집샵의 중심은 도자기 쪽에 더 가깝다. 드리퍼가 벽면을 채우고 있고, 머그와 플레이트, 작은 오브제들이 곳곳에 놓여 있다. 하노이 인근에는 오래된 도자기 마을인 밧짱이 있어, 좋은 퀄리티의 자기 제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컬러풀하고 패턴이 강한 제품부터, 표면이 거칠고 무광에 가까운 도자기까지 분위기가 다양하다. 한 가지 취향으로만 밀어붙인 매장이 아니라, 여러 결의 물건이 모여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도자기의 비중이 꽤 큰 편이라, 밧짱 도자기 마을까지 갈 일정이 없는 여행자에게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직접 마을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하노이 시내에서 도자기 제품을 차분히 고를 수 있다는 점이 편하다.
품목도 꽤 넓다. 머그잔과 플레이트 같은 기본 식기류는 물론이고, 화병, 인센스 홀더, 작은 오브제까지 있다. 작은 선물을 고르기에도 좋고, 집에 둘 물건을 고르기에도 좋다.
컵 세트도 아름다웠지만, 여행객 입장에서는 무게가 현실적인 고민으로 다가온다. 도자기는 마음이 먼저 움직이고, 캐리어 무게가 뒤늦게 말리는 물건이다.
그래도 가격은 퀄리티와 쇼룸의 분위기에 비해 꽤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구매 시 종이 완충재로 투박하지만 단단하게 싸주기 때문에 비행을 거쳐도 크게 불안하지 않았다. 실제로 5시간 비행 동안 잘 살아남았다.
밧짱 도자기 마을까지 못 간다면
Dreamers Living Co.에서는 밧짱 감성이 느껴지는 도자기 제품을 비교적 편하게 만날 수 있다. 일정이 짧은 하노이 여행자라면 도자기 마을 대신 들러도 충분히 재미있는 쇼핑 코스가 된다.
컬러풀한 도자기 대신 검은색 컵을 골랐다. 가격은 150k, 대략 8천원 정도였다. 매끈하게 찍혀 나온 양산형 컵과는 다른 질감이 마음에 들었다.
흙의 표면이 그대로 남아 있고, 유약의 발색도 미묘하게 달라 보인다. 원래는 브라운 컬러를 사서 라떼를 마시고 싶었지만, 집에 비슷한 계열이 있어 블랙으로 마음을 돌렸다.
질감이 가까이서 더 잘 보인다. 매트한 블랙이 은근히 그린 컬러와 잘 어울려 말차라떼를 담아도 예쁘다.
손에 닿는 느낌도 차갑게 매끈한 컵과는 다르다. 조금 거칠고 자연스러운 감촉이 있어, 마시는 순간보다 컵을 집어 드는 순간이 먼저 기억난다.
구글맵 리뷰에서도 밧짱 도자기 마을까지 가지 못하는 여행객에게 대안처럼 언급한 내용을 봤다. 실제로 도자기를 뒤집어 보면 밧짱 마크가 찍힌 제품도 여럿 보인다.
다만 도자기는 깨질 수 있는 물건이니, 구매할 때 포장 상태와 캐리어 수납 위치는 꼭 신경 쓰는 편이 좋다.
도자기 외에도 은제, 구리, 스테인리스 식기들이 소량 있었다.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디테일이 살아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이런 식기들을 보다 보면 내가 만들고 싶은 공간의 방향도 조금씩 선명해진다. 여행 중 쇼핑이 아이디어 수집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가구는 못 사도 오래 기억나는 물건들이 있다
Dreamers Living Co.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구역 중 하나는 가구 코너였다. 수량이 아주 많은 건 아니지만, 목재 가구의 형태가 독특해서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여행객 입장에서 가구를 사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도 좋은 가구는 보고만 있어도 공간 감각을 자극한다. 언젠가 이런 물건을 들일 수 있는 집을 갖고 싶다는 생각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동물 모양 스툴은 특히 귀여웠다. 거북, 새, 호랑이처럼 각기 다른 형태를 가진 의자들이 놓여 있었고, 디테일도 기대보다 섬세했다.
고양이도 좋아하는 듯한 이 의자들은 단순히 앉는 가구라기보다 작은 조각 작품처럼 보인다. 하노이 편집샵 Dreamers Living Co.의 취향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구역이었다.
붕어빵을 닮은 작은 물고기 스툴도 눈에 남았다. 다리에 새겨진 패턴이 판화처럼 보여서,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더 매력적이었다.
이런 가구는 사진보다 실제로 봤을 때 더 오래 기억된다. 크기와 무게 때문에 내려놓아야 했지만, 마음속 장바구니에는 오래 남았다.
길쭉한 물고기 벤치도 마음에 들었다. 공간 한쪽에 놓이면 그 자체로 포인트가 될 만한 물건이다.
병마용에 들어간 병사와 말 모형들이 원래는 모두 채색되어 있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실제로 찾아본 채색 복원본과 묘하게 닮은 듯한 인상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 물건 하나를 보다가 다른 이미지와 기억이 연결되는 순간이 있다. 편집샵 구경의 재미는 결국 그 연결에서 온다.
라탄백과 가벼운 옷들까지, 하노이의 생활감이 묻어난다
베트남 쇼핑에서 라탄 아이템은 빼놓기 어렵다. 이곳에도 라탄 탬버린 백이 있었는데, 흔한 관광지 상품처럼 조잡하지 않고 마감이 꽤 단단해 보였다.
가방으로 들어도 좋지만, 공간에 걸어두는 오브제로도 괜찮을 것 같았다. 유럽식 미장 벽에 긴 스카프와 함께 걸어두면 그 자체로 작은 여행의 장면이 될 것 같다.
의류도 얇지만 쉽게 흐물거릴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특히 원피스 쪽이 눈에 들어왔다. 하노이에 살았다면 하나쯤 사서 동네 마실룩으로 자주 입었을 것 같다.
하노이의 날씨를 생각하면 질기고, 빨기 쉽고, 잘 마르는 옷이 결국 가장 현실적이다. 멋보다 생활감이 먼저인데, 이곳의 옷들은 그 사이를 꽤 자연스럽게 지나간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귀여운 아기 고양이도 만날 수 있다. 이런 우연한 장면이 공간의 인상을 더 부드럽게 만든다.
물건만 예쁜 곳보다, 머물던 순간까지 떠오르는 곳이 오래 남는다. Dreamers Living Co.는 그런 쪽에 가까웠다.
번잡한 하노이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을 때
공간 디자인, 하노이 빈티지샵, 특별한 하노이 기념품에 관심이 있다면 Dreamers Living Co.는 한 번쯤 동선에 넣어볼 만하다. 흔한 관광 쇼핑보다 조금 더 감각적인 물건을 찾는 사람에게 특히 재미있는 장소다.
롱비엔 다리를 건너 한적한 외곽으로 이동하는 과정까지 이 공간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도착하기 전에는 멀게 느껴지지만, 막상 다녀오면 그 길까지 기억에 남는다.
하노이에서 오래 두고 쓸 수 있는 기념품, 공간에 어울리는 소품, 로컬 감각이 담긴 도자기와 목기를 찾는다면 Dreamers Living Co.는 충분히 시간을 낼 만한 곳이다.